대입 인문 논술 기출문제와 해설, 대학별 논술고사 정보 제공

Copyright © 2016 Ansonii. Powered by Blogger.

Contact

leezzuzzoo@gmail.com

2016년 11월 30일 수요일

2017학년도 건국대 인문 모의논술 문제와 해설, 답안



2016년에 온라인으로 시행된 건국대 인문 모의 논술 문제이다.

[문제 1] [가]와 [나]의 논지를 바탕으로 [다]에 나타난 사회현상에 대해 논술하시오. (401~600자) [40점]

[문제 2] [가]와 [나]의 논지를 바탕으로 [라] 글의 견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논술하시오. (801~1,000자) [60점]


 [가]
 최근 공정 무역을 통해 들어온 ‘착한 초콜릿’이 인기를 끌고 있다. ‘착한 초콜릿’이란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를 재배하는 제3세계의 어린이와 농민들에게 정당 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해 생산한 초콜릿을 말한다. 공정 무역을 통해 들어온 ‘착한 초콜릿’을 구입함으로써 다국적 기업의 횡포로 고통 받는 제3세계 아이들이 정당 한 대우를 받고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정말 ‘착한’ 것이 맞느냐며 반감을 표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착한 초콜릿’의 취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또 다른 상술이 될 가능성이 문제가 된 것이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밸런타인데이 = 초콜릿이라는 생각을 만들어 낸 것처럼, ‘착하다’는 것이 또 하나의 상술로 이용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공정 무역으로 들어온 초콜릿을 제 돈을 주고 사 먹는 것은 ‘착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라며 “앞으로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여 그동안 착취당한 아이들에게 제 몫을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고등학교 ‘독서와 문법’ 교과서

[나]
 장자는 어느 날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 너풀너풀 날아가는 즐거운 나비였다. 그런데 갑자기 잠에서 깨어보니 장자였다. 장자는 자기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 인지 나비가 꿈속에서 장자가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것은 도가 사상가로 유명한 장자의 호접몽 이야기이다. 장자는 나비 꿈을 회고하면서 꿈과 현실의 경계, 그 리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단정하여 말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이는 나비 또는 장자의 관점에 고착되어 생각하는 작은 관점에서 벗어나 큰 관점을 획득함으 로써 현실과 자신에 대한 인식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장자가 큰 관점을 획득하는 과정에는 작은 관점들에 대한 회의가 동반된다. 장자는 호접몽을 통해 삶이 꿈과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 반문함으로써 작은 관점들에 대해 회의한다. 이러한 회의 때문에 장자의 큰 관점이 결국 인식론적 회의주의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오기 쉽다. 인식론적 회의주의에서는 확실성 을 가진 지식이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러한 회의주의는 자신의 회의주의적 주장마저 회의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기모순에 직면한다. 그렇지만 장 자는 논리적으로 자기모순을 범할 만큼의 극단적 회의에 이르지 않고, 작은 관점에 대한 이의제기를 통해 얻게 되는 큰 관점을 지지한다. 그러한 점에서 장자의 회의는 큰 관점을 얻기 위한 보조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라] 
왜 세상은 끊임없이 위기로 비틀거리는 걸까? 언제나 이런 모습이었던가? 예전이 더 나빴던가? 아니면 더 좋았던가?
 티베트 고원과 고대 문화의 고장 라다크에서 보낸 16년이라는 시간은 위의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을 극적으로 바꾸어 버렸다. 나는 그동안 알고 있던 산업 문화의 모습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라다크에 오기 전, 나는 진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것이라 생각했고 그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았다. 공원을 가로질러 새 도로가 나거나 200년 된 교회 옆 에 철제와 유리로 된 건물이 들어서거나 길모퉁이 가게 대신 현대식 대형 상점이 들어서는 것을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현대 생활이라는 것은 그렇게 매일매 일 힘들고 숨 가쁘게 계속되는 것이라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라다크는 내게 미래를 향하는 길이 꼭 하나가 아니라는 확신과 함께 커다란 힘과 희망을 주었다. (중략)
 라다크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는 파괴지향의 변화들에 대해 그간 내가 부분적으로나마 수동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은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혼동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의 나는 내가 보아왔던 그 부정적 현상들이 우리의 영향력 밖에 있는 자연적 혹은 진화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내가 속해 있는 산업 문화 때 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런 문제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던 나는 그저 인류는 본질적으로 이기적 심성을 가지고 있어서 생존을 위한 경쟁은 당연한 것이며 서로 돕는 사회라는 것은 유토피아적 꿈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비교적 여러 나라를 다녀 보기는 했지만 그 대부분이 문명화된 선진국들이 었고, 여행의 범위를 넓혀 저개발 지역으로 가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것은 내면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그 사회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올더 스 헉슬리나 에릭 프롬의 책을 읽는 것 같은 지성적인 여행을 하는 때에도 어떤 새로운 정보에 눈을 뜬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나 자신은 본질적으로 산업사회의 산 물일 뿐이며 자신의 영속성을 위해 편향적인 교육을 받은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을 뿐이다. 가치관, 역사에 대한 이해, 사고의 유형 모두 산업사회형 인간의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애덤 스미스에서 프로이트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구 출신의 주류 사상가들은 자신들이 속한 서구와 산업 사회에서의 경험을 보편화하려는 경향을 보여 왔 다. 그들은 명시적으로나 암시적으로나 자신들이 설명하는 특성들은 산업문화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 본성의 표상이라고 전제한다. 서구의 문화가 유럽과 북미 대륙 에서 세계 전역으로 그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서구문화의 경험을 일반화하려는 이런 경향은 거의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세상 모든 사회는 스스로를 우주의 중심에 두고 색깔 렌즈를 통해 다른 문화를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다. 서구 문화가 다른 문화와 확연히 구분되는 점 가운데 하 나는 너무나 널리 그리고 너무나 강력하게 전파되고 있어서 스스로를 돌아볼 객관적인 시각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과 비교해 볼 만한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또 모든 사람들이 자신과 같거나 자신처럼 되고 싶어 한다고 전제한다.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무지와 질병과 끝없는 노역이 미개발 사회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개발도상국 사회에 나타나는 빈곤과 질병과 굶주림은 그러한 가정 이 입증되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오늘날 제3세계 국가가 겪고 있는 많은 사회 문제들은 주로 식민주의와 잘못된 개발의 결과물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알래스카에서 오스트레일리아에 이르는 세계 전역의 다채로운 고유문화들은 산업화가 조장하는 획일화된 문화로부터 침략을 받았다. 그런 침 략의 주역이 되었던 현대의 정복자들은 우리가 ‘개발’, ‘광고’, ‘미디어’, ‘관광’이라 부르는 것들이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나 서구 스타일의 줄무늬 옷이 유행한 적 이 있었다. 어느 해엔가는 라다크와 스페인의 산골마을에서 동시에 똑같은 장난감 가게가 문을 여는 것을 보았다. 그 두 가게는 모두 금발에 푸른 눈을 한 바비 인형 과 기관총을 든 람보 인형을 팔고 있었다. (중략)
 서구의 문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단 하나뿐인 표준적인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성향이 더욱 경쟁적이고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모습으로 변해감에 따라, 그런 성향들을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라 치부해 버리는 태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서구 사회의 사고방식은 정반대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그것을 가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성은 근본적으로 공격적인 것이며 진화론적 투쟁논리에 갇혀 있는 것’이라는 가정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않고 있다. 사회의 구성 방법과 관련하여 이러한 시각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선과 악의 내재성을 믿건 안 믿건 인간의 본성에 관한 우리의 전제는 모든 정치적 이념들의 기초가 되는 것이며 결국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제도를 형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 고등학교 ‘독서와 문법’ 교과서

-------------------------------------------------------------------------------------------------------

2016년에 시행됐던 모의논술 중 가장 어렵다는 평가를 받은 건국대 온라인 모의논술 문제이다.
어렵다는 평가는 달리 말하면 대학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와 해설, 그리고 답안을 제시했다는 얘기도 된다.😂

일단 문제 1번부터 살펴보면
1. (가)와 (나)가 이야기하는 바를 간단히 요약하고
2. (가)와 (나)의 연관성을 찾은 후
3. 

2016년 11월 28일 월요일

2017학년도 아주대 인문계열 모의논술 문제와 해설, 답안 (1번 문제)



2016년 6월에 시행한 2017학년도 아주대 모의논술 문제이다.
온라인으로 시행되었으며 문제는 총 2문제로 제한 시간은 120분이다.

아래 링크는 대학에서 발표한 해당 문제와 풀이에 대한 링크이다.
2017학년도 아주대 인문 모의논술 문제와 답안

우선 1번문제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문제 1] 다음 제시문을 읽고 아래 문제에 답하시오
------------------------------------------------------------------------- 
()

왜 세상은 끊임없이 위기로 비틀거리는 걸까언제나 이런 모습이었던가예전이 더 나빴던가아니면 더 좋았던가?
티베트 고원과 고대 문화의 고장 라다크에서 보낸 16년이라는 시간은 위의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을 극적으로 바꾸어 버렸다나는 그동안 알고 있던 산업 문화의 모습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라다크에 오기 전나는 진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것이라 생각했고 그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았다공원을 가로질러 새 도로가 나거나 200년 된 교회 옆에 철제와 유리로 된 건물이 들어서거나 길모퉁이 가게 대신 현대식 대형 상점이 들어서는 것을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현대 생활이라는 것은 그렇게 매일매일 힘들고 숨 가쁘게 계속되는 것이라 느끼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다크는 내게 미래를 향하는 길이 꼭 하나가 아니라는 확신과 함께 커다란 힘과 희망을 주었다
라다크에 머무는 동안 나는 기존의 것 이외에도 더욱 바람직한 삶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한편 그동안 나 자신이 속해 있던 문화를 외부에서 바라보게 되었다라다크 사회는 그 근본부터 다른 원칙에 기초를 둔 곳이었고그곳에서 나는 현대화된 외부 세계가 그들의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상황들을 목격했다처음 라다크 땅을 밟았을 때 나는 몇십 년 만에 그곳을 찾은 외국인이었으며당시의 라다크는 서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상태였다그러나 이후 불어닥친 변화의 물결은 너무나 거센 것이었다극명하고 생생한 대조를 이루는 이 두 문화의 충돌은 아주 극적으로 펼쳐졌다나는 산업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사회적기술적 구조와 심리가치에 대해 알게 되었고또 무엇이 전통적 가치에 기반을 둔 사회를 지지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나 같은 서구인이 내가 속한 사회 경제적 시스템과 보다 근본적이면서 자연과 인간의 공동 진화에 기초를 둔 또 다른 시스템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기회였다
라다크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는 파괴 지향의 변화들에 대해 그간 내가 부분적으로나마 수동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은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혼동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이전의 나는 내가 보아 왔던 그 부정적 현상들이 우리의 영향력 밖에 있는 자연적 혹은 진화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내가 속해 있는 산업 문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그런 문제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던 나는 그저 인류는 본질적으로 이기적 심성을 가지고 있어서 생존을 위한 경쟁은 당연한 것이며 서로 돕는 사회라는 것은 유토피아적 꿈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그때까지 비교적 여러 나라를 다녀 보기는 했지만 그 대부분이 문명화된 선진국들이었고여행의 범위를 넓혀 저개발 지역으로 가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것은 내면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그 사회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올더스 헉슬리나 에릭 프롬의 책을 읽는 것 같은 지성적인 여행을 하는 때에도 어떤 새로운 정보에 눈을 뜬 것은 사실이지만결국 나 자신은 본질적으로 산업 사회의 산물일 뿐이며 자신의 영속성을 위해 편향적인 교육을 받은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을 뿐이다가치관역사에 대한 이해사고의 유형 모두 산업 사회형 인간의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오래된 미래- 

()

자공(子貢)이 남쪽의 초나라를 노닐다가 진()나라로 돌아와 한음(漢陰)을 지날 때한 노인이 채소밭에 두렁을 내는 것을 보았다굴을 뚫고 우물에 들어갔다가 물독을 안고 나와 밭에 부었다끙끙대며 힘을 많이 쓰기는 하나 결과는 보잘것없었다
자공이 말했다
여기 하루에 백 두렁을 적실 수 있는 기계가 있소힘을 쓰는 것은 매우 적으나 효과를 보는 것은 많은데노인장께선 이를 바라지 않으십니까?”
노인이 그를 쳐다보고 물었다
어떻게 하는 거요?”
자공이 대답했다
나무를 깎아 기계를 만들되뒤는 무겁고 앞은 가볍게 합니다물을 끄는 것이 뽑아 올리는 듯하고빠르기가 끓는 물 같습니다그 이름을 고()라고 하지요.”
노인은 불끈 얼굴빛을 붉혔다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우리 스승에게 들으니 기계를 갖는다면 기계에 의한 일이 반드시 생겨나고그런 일이 있는 자는 반드시 그런 마음이 있다그런 마음이 생겨 안정이 되지 않고잡념이 생겨 안정되지 않는 자는 도를 받아들일 곳이 없다.’고 했소내가 두레박을 모르는 게 아니라 부끄러워 쓰지 않을 뿐이오.”
자공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대답하지 못하자 잠시 후 노인이 말했다
당신은 무얼 하는 사람이오?”
자공이 대답했다
공구의 제자입니다.”
노인이 말했다
당신은 박학으로 거룩한 체하고탄식하는 말로 뭇사람들을 덮으며외줄로 슬프게 노래하며 그 명성을 천하에 파는 자가 아니오당신은 이제 당신의 신기(神氣)를 잊고당신의 형해(形骸)를 버리는 것이 어떻소당신 몸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어느 겨를에 천하를 다스리겠소내 일을 방해하지 말고 그만 가시오.”
장자장자-


()

모든 사물들을 통제의 수단으로 분리해서 보는 데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는 서구와 같은 문화 내에서는작용 면에서나 실제적인 면에서 미디어가 곧 메시지라는 주장이 종종 충격으로 여겨진다이 주장은 어떤 미디어-우리 자신의 확장-가 개인적사회적 결과에 따라 등장하게 된 새로운 척도에서 생겨난 것들이라는 것을 말해 줄 뿐이다예를 들면 자동화와 함께 등장한 새로운 유형의 인간적 유대들은 사실 여러 가지 직무들을 없애는 경향이 있다이것은 부정적인 결과이다그러나 긍정적으로 보면 자동화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새로운 역할들을 만들어 준다전 시대의 기계 기술이 파괴했던 인간적 유대를 복원하고일에 대한 심도 있는 관여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다많은 사람들은 기계 자체가 아니라 기계를 가지고 한 일이 기계의 의미나 메시지라고 말하곤 한다기계가 우리의 상호 관계와 우리가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를 바꿔 나간 방식들이라는 점에서 볼 때그것이 콘플레이크인가 캐딜락인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인간의 일과 유대를 개조하는 일은 기계 기술의 본질인 세분화의 테크닉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그러나 자동화 기술의 본질은 정반대다기계가 인간의 관계들을 유형화하는 데 있어 단편적이고 중앙 집중적이고 피상적이었던 반면에자동화 기술은 근본적으로 통합적이고 탈 중앙 집중적이다
전깃불의 경우를 살펴보면 그 점을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전깃불은 순수한 정보이다말하자면 전깃불은 어떤 선전 문구나 이름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지 않는 한 메시지가 없는 미디어이다모든 미디어의 특징인 이런 사실은 모든 미디어의 내용이 언제나 또 다른 미디어임을 의미한다말은 쓰인 것의 내용이고쓰인 것은 인쇄의 내용이며다시 인쇄는 전보의 내용이다. “말하는 것의 내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게 될 경우우리는 반드시 그것은 실제적인 사고 과정이며그 과정 자체는 비언어적인 것이다.”라고 답하게 된다추상화는 창조적 사고 과정들을 직접 재현한 것이다이런 과정들은 컴퓨터 디자인에서도 똑같이 나타날지 모른다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고찰하고 있는 것은 디자인이나 유형들이 기존의 과정들을 증폭하거나 가속화했을 경우 초래할 정신적사회적 결과들이다왜냐하면 어떤 미디어나 기술의 메시지는 결국 미디어나 기술이 인간사에 가져다줄 규모나 속도 혹은 유형의 변화이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철도는 이동수송바퀴길 등을 인간 사회에 가져오지는 않았다그러나 철도는 그것이 등장하기 전가지 있던 각종 기능들의 규모를 가속화하고 확대해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도시들과 노동과 여가 생활을 창출해 냈다이런 일은 철도의 가설 지역이 적도 지대냐 한대 지대냐와는 무관하게 일어났으며철도라는 미디어가 운반하는 화물이나 내용이 무엇인가와도 관계없는 일이었다다른 한편 어디에 사용되든 비행기는 수송을 가속화함으로써 철도에 바탕을 둔 도시정치 공동체 등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
전깃불의 문제로 되돌아가 보자그 빛이 뇌 수술을 위해 사용되느냐아니면 야간의 야구 경기를 위해 사용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전깃불이 없으면 뇌 수술이나 야간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할 때뇌 수술이나 야간 경기가 전깃불의 내용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겠다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요점을 강조해 줄 뿐이다왜냐하면 인간의 행위와 결사(結社)의 규모와 행태를 형성하고 제어하는 것이 바로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매클루언미디어의 이해-




------------------------------------------------------------------------- 

[문제1-1] ()의 가 비판하고 있는 서구 산업 문화의 문제점과 그 대안을 요약하여 제시하고이와 연결하여 ()의 노인이 기계를 거부하는 이유를 설명하시오글의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400(±100)자로 할 것(25). 


[문제1-2] ()에서 기술이 인간 사회에 불러오는 변화에 대해 주장하고 있는 내용을 ()와 ()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관점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를 근거로 하여 새로운 기술을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서술하시오글의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400(±100)자로 할 것(25).



(문제당 25점 만점으로 되어있으나 실질적으로 40점이 만점이다. 40점을 벗어나는 점수는 대학의 표현을 빌린다면 ', 드물게 발견되는 탁월한 답안'이라 할 수 있다.) 

문제 1-1부터 살펴보자면
1. (가) 지문에서 나온 서구 산업 문화의 문제점을 찾고
2. (가)의 필자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제안하는 대안을 찾고
3. (가)의 문제와 (나)의 기계와의 연관성을 찾은 후
4. (나)의 노인이 기계를 거부하는 이유를 작성하면 되겠다.

(가)는 필자가 겪은 '라다크'에서의 경험으로 그동안 가졌던 '진보'라 여긴
현대 산업사회에 대한 회의를 표현하고 있는 글이다.
우선  각 단락별로 살펴보면
  1) 첫번째 단락에서는끊임없이 위기를 겪는 세상, 혹은 삶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2) 두번째 단락에서는 라다크에서 겪은 경험이 필자에게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주었음을 언급하고 있다. 단락 뒷문장은 삶의 위기의 원인이 산업 문화에 있음을 암시한다.
  3) 세번째 단락에서는 라다크에서의 삶이 서구산업문화와 대척점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4) 네번째 단락에서는 서구 산업 문화의 '파괴 지향적인 변화'에 대한 수동적 태도를 가졌던 자신을 비판한다. 그리고 앞서 첫 단락에서 이야기했던 '위기'의 근본 원인이 산업 문화에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
  5) 과거의 자신이  산업사회의 산물이자 산업 사회형 인간이었기에 산업사회의 부정적 현상들에 대한 근본 원인을 깨닫지 못했음을 고백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1번 문제를 보자.
사실 각 지문들이 문제에 대한 답을 명시적으로 던져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발 떨어져 지문을 읽는 것이 필요하겠다.

1. 우선 라다크와 서구 산업 문화가 대척점에 있다는 것을 머리에 넣고 서구 산업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살펴보자.
 1) 첫번째 단락에서의 '위기'
 2) 네번째 단락에서의 '파괴', 그리고 '경쟁'
 3) 라다크의 전통적 가치는 공존이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와 대척점에 서있는 서구 산업 문화는 자연과 문화, 인간과 인간의 공존을 파괴함으로써 현대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리 말해 이것이 문제에서 묻는 서구 산업 문화의 문제점이 된다.

2. 그럼 필자는 위 글에서 서구 산업 문화의 문제에 대해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가?
 1) 글에서 명시적으로 'xx를 하자'는 식의 대안 제시는 없다.
 2) 하지만 다섯번째 단락에서 산업사회형 인간이었기에 서구 산업 문화가 지향하는 파괴와 그로 인한 위기를 깨닫지 못했음을 고백하고 있음을 볼 때,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이 전통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는 라다크에서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음을 볼 때,
   필자는 '산업 사회형 인간'에서 벗어나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3. (나) 지문을 보자.
   (나)에서 노인은 기계사용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스승의 말로 대신한다.
  1) 기계를 갖는다면 기계에 의한 일이 반드시 생겨나고, 그런 일이 있는 자는 반드시 그런 마음이 있다. 그런 마음이 생겨 안정이 되지 않고, 잡념이 생겨 안정되지 않는 자는 도를 받아들일 곳이 없다.’
  2) 여기서 '기계에 의한 일'은 부정적인 의미로, (가)에서의 서구 산업 문화의 문제와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