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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0일 토요일

2017학년도 경희대 온라인 모의논술 인문체능계 문제와 해설, 답안 (논제 2)



2016년에 시행된 2017학년도 경희대 온라인 모의논술 인문체능계 논제 2번 문제 풀이이다.
대학에서 발표한 공식적인 문제와 해설, 그리고 답안을 담은 파일은 아래 파일을 통해 확인하기 바란다.

2017학년도 경희대 온라인 모의논술 인문체능계열.ZIP


다음은 위 문제 중 2번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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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 II] 제시문 [바]의 관점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 [라], [마]에 나타난 상황을 평가하시오. [1,001자 이상 ∼ 1,100자 이하 : 배점 60점]

[다]

  한번은 군부대에 강연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강연이 끝나자 언제나처럼 형식적인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대를 앞둔 병장이 말 하기를, 자기는 집안 형편도 어렵고, 소위 말하는 스펙도 변변치 않고, 학벌도 시원찮은데, 자기 같은 젊은이가 어떻게 하면 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그 병사에게 말했습니다.
  “음, 잘 안 될 거예요.”
  그러자 병사들이 하나둘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뭔가 이상하다, 이런 직감들이 들었나 봐요. 병사들에게 말했습니다. 보란 듯이 성공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미안하지만, 여러분 앞에는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아우슈비츠를 비롯한 나치의 수용소와 소련의 그 악명 높은 수용소 군도에 대한 연구에서 보면 가장 오래 살아남은 이들은 ‘곧 나갈 수 있을 거야’라고 무작정 믿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나는 여기서 죽고 말 거야. 영원히 여기를 떠나지 못할 거야’라고 믿는 사람도 아닙니다. ‘여기서 나가기는 쉽지 않아. 어쩌면 나치는 영원할 수도 있고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도 있어. 나는 오래지 않아 가스실로 끌려가 비누가 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그때까지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면도부터 해야겠다. 수용소에서 누가 본다고 면도를 하냐고? 그럼 뭘 하지? 가만히 누워서 죽을 때를 기다리나?’
  이런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먹을 물도 부족한 판에 면도를 하고 세수를 합니다. 개인위생을 챙기고 하루하루를 맑은 정신으로 살 아가려고 노력합니다. 헛된 희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허황된 자존심에 목숨을 걸지도 않습니다.

[라]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黙)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마]

 장을 볼 때 일반 화장지 대신 무형광물질 티슈를 사고, 탄산음료를 집었다 생과일주스로 바꿔 들었다. 몇 백 원 더 비싸지만 부드러운 국산 콩 두부를 먹었다.
 생필품을 절약하지 않으면 돈 모으기가 힘든데, 씀씀이가 커 눈만 높아진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변기에 앉아 화장지를 끊을 때마 다, 부드러운 두부 조직이 식도를 건드릴 때마다, 전에 없는 설렘과 만족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런 ‘기분’도 만약 구매할 수 있는 거라면 그걸 ‘계속하고’ 싶었다. 이 정도는 낭비가 아니라 경제적인 행복이라고. 이건 오래 쓸 거니까, 이건 자주 사용하는 거니까 하는 식의 근 거로 분수에 맞지 않는 물건을 골라 담았다. ‘아주 조금 나은’ 물건에 대한 욕구. 그냥 다리미가 아닌 스팀다리미, 보통 드라이기가 아닌 음이온드라이기, 일본 생맥주, 핸드 드립 커피, 고농축 에센스에 푹 절은 마스크 팩……. 한 번 높아진 눈을 다시 낮추기 힘들었다. 그리 고 그렇게 된 데는 직장 동료들의 조언도 한몫했다. 그녀들은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식의 고집과 풍습을 공유했다. 다른 건 몰라도 가방은 비싼 걸 매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화장품은 좋은 걸 써야 한다. 항상 입는 코트는 유명 브랜드로 걸쳐야 한다. 여자는 머릿결 이 생명이다. 피부가 명함이다 등. ‘무엇 무엇만은’의 목록은 점점 늘어갔다. 모든 게 중요하고 많은 게 필수였다. 소비는 내가 현재 대도 시의 왕성한 생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줬다. 나 역시 그 신진대사에 속해 있다는 느낌. 그리하여 뭔가 지불할 때, 나는 더 잘 생산할 수 있을 것 같은 암시를 받았다.
  그러니까 딱 한 뼘만……. 9센티미터만큼이라도 삶의 질이 향상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많은 물건 중 내게 ‘딱 맞는 한 뼘’ 은 없었다는 거다. 모든 건 늘 반 뼘 모자라거나 한 뼘을 초과했다. 본디 이 세계의 가격은 욕망의 크기와 똑 맞아떨어지지 않게 매겨졌 다는 듯. 나는 늘 한 뼘 더 초과되는 쪽을 선택했다.

[바]

  물론, 공부가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공부가 아니라 시험이 어려운 것이다. 높은 등수를 차지하고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는 경쟁이 버거운 것이다. 공부 그 자체는 재미있는 두뇌 및 신체 활동으로서, 자신의 능력과 속도에 따라 배워 가면 수월하다. 그런데 모든 공부가 점수 따기로 환원되다 보니, 그 본질을 망각하고 편차치에 집착한다. 한국 학생들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심리 적으로 위축돼서 아예 학습 의욕을 잃는’ 것도, 공부 본래의 즐거움을 잃고 평가에 신경을 곤두세우기 때문이다.
  공부는 세상의 발견이고 삶의 연습이다. 삶 속에 뿌리를 내리면서, 오롯이 마음을 향해 내면을 닦는 수행(修行)이다. 아울러 다양한 사 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잠재력을 두드리는 것이 학문의 보람이다. 배움의 인연(학연) 속에서 새로운 자기를 만날 수 있다. 세상을 변화 시키거나 만들어 간다고 느낄 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고 확신할 때, 인간은 성장한다. 앎에 대한 의지는 삶에 대한 경외감에서 솟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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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문제를 보면 우선,
1. (바)의 관점을 도출하고
2. 나머지 지문을 보고
3. (바)의 관점으로 평가 혹은 비판하면 된다.

우선 (바)의 관점을 도출해보자.
1. 우선 바는 공부의 '본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첫번째 문단에서는 공부와 시험을 분리하고 시험이 공부의 본질을 흐린다는 것을 지적한다.
   두번째 문단에서는 본격적으로 공부의 본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공부의 본질은 1) 세상의 발견이고 삶의 연습이며
                      2) 내면을 닦는 수행이고
                      3) 다양한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잠재력을 두드리는 것이며
                      4) 새로운 자기를 만나는 성장의 동기이다.
                      5) 이러한 공부에 대한 의지는 삶에 대한 경외감에서 솟는다.

2. 각 지문을 보자.
 2-1. (다)는 필자가 강연에서 있었던 일과 수용소의 수감자 얘기를 하며
       현실을 인정하고 현실에 충실해야한다 얘기하고 있다.
 2-2  (라)의 시는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는 삶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2-3  (마)는 자신의 소비에 대해 성찰하고 있다.
       필자는 외부적인 요인, 곧 경제적 소비를 통해 삶의 질을, 삶의 만족을 충족시키고자 한다.

3. (바)의 관점인 공부의 본질을 바탕으로 (다), (라), (마)를 평가해보자.
 3-1. (다)에서의 현실에 충실한 삶은
       (바)의 '삶 속에 뿌리를 내리면서 내면을 닦는 수행이다.'와 연결된다.
       혹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고 확신할 때 인간은 성장한다'와도 연결될 수 있겠다.
 3-2. (라) 역시 '(바)의 '삶 속에 뿌리를 내리면서 내면을 닦는 수행이다.'와 연결된다.
       (다)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는 현실을 지향하고 (라)는 현실을 초월한 것이 있겠다.
 3-3. (마)도 역시 '내면을 닦는 수행'으로, 외부적인 것으로 삶의 만족을 지향하는 
       필자의 삶의 방식을 비판할 수 있다.
       또한 (다)의 시험처럼 그 본질을 망각하고 외부에 휘둘리는 것이라고도 지적할 수 있다.

'(마)를 어떻게 볼 것인가' 생각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아 끙끙댔던 문제이다.
여하튼 다음은 나의 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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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는 공부의 본질에 대해 얘기한다필자는 시험과 같은 평가가 공부의 본질을 흐린다고 지적한다공부의 본질은 세상의 발견이고 삶의 연습이며 내면을 닦는 수행이다그리고 이러한 공부에 대한 의지는 삶에 대한 경외감에서 나온다고 필자는 얘기한다다시 말해 공부는 삶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도구인 셈이다.
제시문 ()는 필자가 강연에서 있었던 일과 수용소 수감자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암울한 상황 속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에 대해 필자는 무조건적인 긍정이나 부정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이야기한다이러한 필자의 태도는 ()에서 얘기했던 공부의 본질과 궤를 같이 한다현재를 인정하고 묵묵히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사는 것은 삶 속에 뿌리를 내리고내면을 수행하는’ 공부의 본질과 닮아있다.
제시문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는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살고자 함을 바위에 비유하여 노래하고 있다이는 ()에서 말한 내적 수행과 비슷한 삶의 태도이다바위는 삶에 뿌리는 내리는 것처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채찍질해 보다 높은 차원의 나를 완성 시키려는 의지의 표현이다다만 제시문 ()와 비교했을 때, ()가 현실적 삶을 지향한다면 ()는 모든 것을 초월한 이상을 추구한다는 차이가 있다.
제시문 ()는 필자가 자신의 소비를 성찰하는 글이다필자는 소비라는 외부적인 행위를 통해 삶에서 만족을 찾으려했다하지만 이러한 소비행위는 순간을 만족시킬 뿐본질적으로 그녀의 삶 전체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러한 그녀의 소비는 ()에서 말한 시험의 성격과 비슷하다시험이라는 외부평가로 인해 공부가 점수 따기로 변질되듯이 그녀의 삶도 소비라는 외부요인으로 인해 변질된다이는 ()에서 얘기하는 내적 수행과는 정반대의 삶이다외부로부터 얻는 삶의 만족은 일시적이며 그 욕구의 개수는 늘어나기만 한다하지만 ()에서 얘기한 것처럼 자신의 삶 안에서 자신을 닦아 새로운 자기와 세상을 발견한다면그로부터 얻는 만족은 진정한 자신의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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